| 뭔가 마시고싶은데
한참 전에 내 손에 우연히 들어왔던 오설록 그린티 라떼 분말. 더블샷인 건 오늘 보고나서야 알았지만. 언젠가 꼭 해먹어보고싶었다.
마침 조금 전에 매운 걸 먹었으니 우유로 속을 달래줘볼까?~ 하는 마음에 찬장을 뒤져 그린티 라떼를 찾았다. 역시. 고이고이 모셔둔 덕분에 멀쩡했다. 일단 글을 읽기 전에 알리고 싶은 점은 오설록 그린티 라떼 먹어본 적 없는 사람이 쓰는 글이라는 것. 끝으로 갈수록 끔찍한 혼종이 나온다. :)
밀크티를 즐겨먹었던 몇년 전. 우유를 사서 티백을 담가먹곤 했었다. 그렇담 이 녀석도 '라떼'라는 말이 들어가니까 우유를 넣어먹어야 하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검색에 들어간 결과. 뜨거운 물로 먹으면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난 그저 우유로 해야하는지 물로 해야하는지 찾으러 갔을 뿐인데 용량까지 알게 되었다. 흠. 140ml라면 꽤 작은 양이다. 내 배가 만족하지 못 하는 그런 양.
| 우유 데우기
일단 개봉하면 고운 분말이 날 반긴다. 그리고 아까 보시다시피 물을 끓여서 만들어먹어도 되지만, 더 많은 풍미를 위해 우유를 선택했다. (미숫가루도 물보단 우유다. 나 혼자만의 철학은 아닐 거라 믿는다.)
무의식중에 오늘을 예견한 어제, 우유를 사두었다. 우유는 있는데 글쎄 계량하는 컵이나 숟가락 같은 건 집에 키우질 않는다. 그때 발견한 쌀 계량 컵. 뭔들 사용 못 할까.
하지만 나란 사람 대충 하는 사람. 눈대중으로 양을 맞추기로 결정했다. 잠깐 쓸건데 설거지거리 만들기 싫었다.
대~충 컵 옆에 계량컵 두고 눈대중으로 부어넣은 뒤 전자레인지에 1분가량 돌려 따뜻한 우유로 재탄생 시켰다. 돌리는 사진은 없다. 거울처럼 빛나는 전자레인지라 정돈되지 않은 집이 반사되어 보이기에 사진 찍는 걸 포기했다.
그리고 1분사이를 못 참고 내 눈에 들어온 전기포트. 이걸로 무얼 할 거냐하면. 바로바로.
현대인의 필수품 커피입니다.
우리집의 작은 카페 카누 커피를 꺼냈다.
아~ 든든한 이 투샷. 간식과 카페인을 책임지는 두 잔의 컵. 그리고 이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오설록 그린티 라떼 더블샷 분말을 우유에 투하했다.
신나게 저어주고 커피에 물도 붓기 전에 바로 맛부터 봤다.
| 그린티 라떼 맛은?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먼저 밝혀두는 건 난 초콜릿 극극극호. 쓴 초콜릿은 더 그그그그그그그극호인 입맛을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은 즐겨하지 않는 편.
단 걸 좋아하면서도 종류를 가리면서 좋아하는 듯 하다.
일단 오설록 그린티 라떼 더블샷 분말 (풀네임이 참 기네요.)을 먹고 딱 느낀 건. '헉... 완전 달다.' 였다.
웃기게도 '커피 넣어야지.'가 동시에 떠올랐다.
너~~~무 달달한 느낌이라 스타벅스에서 그린티라떼에 샷추가해서 먹는 게 생각나서 그랬다.
정말로 우리집의 미니 카페 카누^^는 따로 먹으려고 했다.
나는 한모금하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커피를 섞어버렸다. 누군가는 끔찍한 혼종이라 할지라도.
섞으니 맛이 더 괜찮았다. 극강의 단맛을 커피가 잡아주는 느낌이랄까. 우유에 설탕이 있진 않을테고 이 분말 자체가 굉장히 달달한 것 같다. 평소에 단 거 즐겨먹는데도 달았다.
뭐 오설록이나 카누한테 돈받은 건 없지만 적당히 이렇게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
아무튼 오설록 그린티 라떼가 궁금해서 들어오신 분이라면 단 거 좋아하면 강추. 일단 분말 자체에서는 쓴 향이 강하게 느껴졌다. 내가 좋아하는 그런 씁쓸한 그린티의 향이었다.
우유를 섞으면서 단맛이 풍부해졌지만 나름대로 '라떼'를 즐기기엔 꽤 괜찮은 맛이다. 한번쯤은 먹어도 될 맛. 본인이 어떤 입맛인지 깨닫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난 쓴맛이 느껴지는 그린티 라떼 파였다.
뒤처리를 잘 해주고 나름의 티타임을 가졌다. 삶에서 작은 행복을 찾는 건 중요한 일 같다. 큰 행복만 쫓다가 작은 행복을 잃어버리는 건 굉장히 슬픈 일이다. 주변엔 소소한 행복이 더 많은 것 같다.
이상한 소리는 그만하고 글쓰러 가야겠다. 이거 쓰면서 그린티라떼+카누커피추가는 내 뱃속으로 모두 사라졌다. 모두들 행복한 티타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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