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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초등학생 글쓰기와 독서논술

초등학생, 올바른 독서습관 길러주는 방법

by 차시진 2019.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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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저학년 독서습관 길러주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실 독서는 독해력까지 이어진다. 자연스럽게 독서량이 늘어나고, 문장을 이해하며 문단을 파악하고 전체를 볼 줄 아는 눈을 기르기 위해선 어떤 지도가 필요할까?

 

책을 전혀 읽고 싶지 않은 아이이든, 책을 좋아하는 아이이든 '흥미'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흥미와 재미를 일깨워주어야 한다. 책에는 전혀 관심없던 한 아이가 생각난다. 아이의 고집도 만만치 않았다. 책을 쥐어주면 조용히 책상만 바라보다가 집에 간다든지, 멍 때리며 시간만 때우다 집에 돌아가는 아이였다.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물어도 "없어요."라고 조용히 속삭이기만 했다. 자신감도 떨어지는 아이라니.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좋을까.

일단 오랜 시간 앉아있는 것부터 익숙하게 만들었다. 책을 읽는다는 건 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책장을 넘기는 일이다. 안에 나오는 모든 단어를 모르더라도 일단 끝까지 읽는 습관이 중요하다. 초반엔 흥미를 이끌기 위해 재미있는 부분이 쏟아져 나오지만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면 모르는 부분이 나올 수 있다. 모든 실마리는 책의 말미에 가서나 풀리는데, 중간에 풀썩 쓰러지기라도 한다면 결국 '끝'을 보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만다. 그러니 꼭 오랜 시간 앉아서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체력과 인내심을 길러주어야 한다.

뒤가 궁금해서 더 읽고싶어 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집중력이 높다는 것이다. 중간에 누군가 들어와서 소리를 내도 일단 내 눈에 보이는 이 이야기가 궁금해서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그 정도의 집중력을 길러주기 위해선 책에 빠져들게 해야 한다.

 

자, 오랜 시간 앉는 걸 연습시켰다면?

일단 좋아하는 책을 직접 고르도록 하자. 제목이 흥미롭다고 해서 내용까지 마음에 든다는 보장은 없다. 이 사실을 경험하기 이전엔 직접 말로 해줘 봤자 소용도 없다. 그들이 깨달을 수 있게 도와주자. 어떻게? 다양한 책을 제시해줘야 한다.

아주 어린 미취학 아동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은 한정적이겠지만, 그 와중에도 취향은 있다. 그 취향에 따라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흥미를 잃지 않게 주의하면서) 가끔 색다른 책을 끼워준다. 가령 환경에 관한 책을 읽히다가도 상상력을 키워줄 수 있는 마법에 관한 책을 읽힌다든지 식이다. 부모든 지도강사든 스펙트럼을 넓혀줄 의무가 있다. 편협한 사고는 도움되지 않으니까 말이다.

오래 앉아 있을 힘도 길렀다, 책을 끝까지 읽는 버릇도 들였다. 그렇다면 어떤 책을 주어야 할까? 계속 호기심과 흥미에만 맞는 책을 쥐어줄 셈인가? 우리는 각 나이에 맞는, 또는 수준에 맞는 권장 도서가 있다. 주로 교과서에 수록되는 문학도 있지만, '도서'를 벗어나도 글을 읽을 수 있다. 바로 기사문이다. 처음엔 동화로 시작해서 고전동화, 세계명작, 위인전, 창작문학, 수필 등등 스펙트럼을 넓어가는 중간중간에 기사문을 활용하는 것이다.

이까지 전제를 마쳤다면, 각각의 장르에서 아이의 수준에 맞는 도서를 고르는 일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책을 고르는 요령은 아래와 같다.

 

1. 아이의 독해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한다.

 ① 짧은 문장 10개로 이루어진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다

 ② 단문을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다 (문장 20~40개 미만, 또는 세네 장 안에 끝나는 이야기)

 ③ 중문을 어려움 없이 읽어내며 중요한 사건을 기억하고 이야기할 수 있다 (길어야 15장안으로 끝나는 이야기)

 ④ 장문의 흐름을 파악하며 독해가 가능하다

지금 마음 속에 있는 아이가 위 네 가지 중에 어디에 속하는가?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독서에 영향을 미친다. 어른들도 자신의 수준보다 훨씬 높은 책을 읽는 건 어렵다. 만약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 할지라도 지식이 축적되어있지 않은 나이라면, 두말할 것 없이 책을 순탄하게 읽어가는 건 어려운 일이다. 무조건 어려운 책을 권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잘 소화하는지 보아야 한다.

인터넷에 있는 학년별 권장도서 목록을 참고하되, 자신의 아이가 해당 학년이라 해서 반드시 그 책을 소화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대게는 완벽히 소화할 수 없거나, 오히려 그 이상 수준을 가진 아이들도 더러 존재한다. 그러니 '권장'을 '참고'해서 자신의 아이에게 적절한 책을 권해주어야 한다. 아이 스스로 목록을 보고 고르는 것도 좋을 테다.

그리고 권장도서를 구해주는 게 어렵다면 그와 비슷한 책을 파악해서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주면 된다.

 

2. 그림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가?

생각보다 초등학교 입학 전의 부모님들도 독서와 독해력에 관심을 가지므로 이 항목을 넣었다. 사실 책과 친해지는 나이는 어릴수록 좋다. 그 시간보다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 나이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은퇴 이후의 나이대는 잠시 잊자)

 

 

그림의 존재 유무는 중요하다. 문장을 이해하기 어려워도 그림이 있으면 단 번에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책을 읽는다고 잔소리할 게 아니다. 그들은 '책'을 읽는 중이다. 그림을 머릿속에 넣고, 그림에 나오는 낯선 물건들을 머릿속에 집어넣고 있는 중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그림책을 권장한다. 어른들도 만화를 보아도 좋다. 상상력이 필요한 나이와 필요하지 않은 나이는 없다.

그림이 필요한 수준인지 아닌지 반드시 파악해서 적절한 책을 권유하자.

 

3. 글자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는 않은가?

내가 지도한 아이들 중 절반은 글자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다. 늘 글자를 읽지 못하거나 틀려 주늑이 들어버린 느낌. 칭찬을 거의 들은 적 없는 느낌이었다. 그들은 일단 본인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중요했다. 글자만 또박또박 써도 칭찬을 해주었고, 문제를 하나만 맞혀도 거봐, 할 수 있지? 라며 잘한 일에 초점을 맞추어주었다. 생각해보면 사람마다 속도가 다르고, 그들은 아직 어린아이 일 뿐이라 틀리는 게 당연했다. 두려움을 지워주자. 1번 해서 안되면 3번 하면 되고, 그래도 안되면 100, 1000번 하면 성공한다. 

이런 아이들이라면 책을 주더라도 거의 글자는 없고 그림으로만 된 책으로 시작해야한다. 이 단계는 생각보다 빨리 지나갈 수 있다. 그러니 인내심을 갖자.

 

4. 글자에 대한 두려움은 없으나, 모르는 단어가 많지 않은가?

당당하게 읽으면서도 모르는 단어가 많은 아이들이 있다. 읽기는 되는데, 쌓인 지식이 아직 부족해서 이다. 이 아이들이 그냥 읽는다고 해서 덥석 수준 높은 책(단문의 수준인데 중문을 준다든지, 단어가 더 어려운 책을 준다든지)을 주면 안 된다. 누구나 '읽기'와 '이해'는 다른 영역이라는 걸 안다. 두개가 일치하는지 파악하는 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질문하는 걸 막아서면 안된다. 모르는 게 있으면 무조건 물어보라고 해야, 그들이 이 책을 이해하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오히려 자신감이 있으니 참 좋다. 스스로 읽고 정리할 수 있도록 읽고 난 후, 줄거리를 적는 연습을 해보자. 줄거리가 뭔지 잘 모르는 정도의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기억나는 것 위주로 주인공이 무엇을 했는지 적어보라고 하면 된다.

 

5. 소리 내서 읽을 때 받침을 빠뜨리면서 읽지는 않는가?

이건 읽기조차 안되는지 파악하라는 뜻이었다. "읽을 때"라는 말이 있다면 [이으때]라고 읽는 아이도 있었다. 차근차근, 이 아이는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중에서 읽기와 쓰기를 먼저 해야 하는 아이다. 섣불리 독서부터 들어가면 안 된다.

혹시 동영상을 많이 보여주진 않는가. 큰일이다. 글자를 더 노출시켜주자. 옆에서 읽어주고 알아서 깨우칠 수 있도록 도와주면 된다. 뭔가 집어넣으려 설명할 수록 독이다. 기억하라, 글자 노출, 그냥 읽어주기!

 

6. 모르는 단어가 등장했을 때, 그것에 얽매이는가 그렇지 않은가?

요즘 시대에는 없지만 고전 동화에는 자주 등장하는 '관아'라든가 '포도청'이라든가라는 낯선 단어를 만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크게 총 세분류로 나뉜다. 첫 번째, 다른 문장을 읽으며 유추하는 타입. 독해력이 상당히 뛰어나고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아이다.

두 번째, 이 모르는 단어에 집중하느라 그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타입. 대부분의 아이들이 여기에 속한다. 이해되지 않으면 물고 늘어진다. 다른 문장을 읽으면 이해될수도 있는데 말이다.

세번째, 전혀 읽지 않는아이. 이 아이는 어찌 손쓸 도리가 없다. 그보다 더 앞단계로 넘어가서 다른 수준의 책을 읽혀야 한다. (또는 다른 심리 치료가 먼저 필요할수도...)

여기서 첫번째 경우라면 비슷한 수준의 책을 골라주며 모르는 단어를 스스로 찾아보고 공부하게 만든다. 그 자리에서 바로 가르쳐주는 것도 좋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다음 책을 골라주는 요령이다. 모르는 단어가 가끔 등장하는 건 상관없지만, 온통 모르는 단어 투성이이면 안 된다. 비슷한 수준이거나, 아주 조금 더 어려운 수준으로 골라주자.

두번째 아이라면 섣불리 넘기면 안된다. 알고 있는 어휘의 양이 생각보다 더 적을 수 있다. 직접 질문한 단어 외에도 모르는 단어가 더더욱 많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가장 모르는 단어를 일단 질문한 것이다. 그 다음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이유가 단순히 '모르는 걸 알고 넘어갈 거야!'하는 욕심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 아이들도 자존심이 있다. 모르는 걸 물어보는 행위에 대해 부끄럽다고 여기는 아이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을 위해 "우리 그럼 이 책 먼저 읽어볼까?"라고 다른 말로 회유하는 게 필요하다. 알게 모르게 비워진 구멍을 채워주기위해 조금 더 쉬운 책을 먼저 권해주자. 세 번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7. 핵심 단어와 그렇지 않은 단어를 구분할 수 있는가?

긴 문장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중요한 '주어'와 '동사' 또는 '목적'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사실 그다지 쓸모 있는 부분이 아니다. 예쁜 자전거와 아름다운 자전거, 분홍색 자전거와 바퀴가 큰 자전거. 이 중에 자전거가 아닌 게 무엇인가. 모두 다 자전거인데.

자, 그럼 책을 읽는 아이는 이 형용사에 얽매이지 않고 중요한 부분에만 힘을 주어 읽고 있을까? 이건 사실 독서를 처음 지도할 때는 염두에 두면 안 되는 부분이다. 오히려 처음부터 강조하면 빨리 읽으려는 조바심을 키울 수 있는 아주 위험한 부분이다. 꼼꼼하게 읽되, 각 단어에 무게를 다르게 두어야 하는 문제다. 훗날 시험을 치를 때, 지문을 읽는 방법이나 촌각을 다투는 독해시험에서 사용되는 방법이 여기서부터 사용되면 안 된다. 그들은 독서를 느긋하게 시작하여 점차 자신도 모르게 시간이 단축되는 마법을 경험해야 한다.

반드시 사소한 것도 빠지지 않고 읽도록 지도하자.

 

8. 여태 읽었던 책은 어떤 종류인가?

여태 읽은 책과 그렇지 않은 책을 잘 살펴보자. 자연스럽게 그 아이의 독서 수준이 보인다. 무엇이든 역사를 파악하는 건 꽤 중요한 일이다. 데이터베이스를 마련하면 그제야 앞으로 어떤 방향을 제시할지 눈에 보이기 마련이다. 혹시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스스로 책을 골라보게 시켜보자. 지금 당장 가까운 서점으로 가자. 중고서점도 괜찮다. 어디든 책이 있다면 북카페도 좋다. (거기엔 아이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책만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아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절로 눈에 보인다. 지금부터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면 된다. 혹시 고르지 않더라도 그것도 취향이다. 책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취향 말이다.

 

혹시 내 아이의 취향이 책이 아니라면?

그렇담 마음속으로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내 아이에게, 책을 권유하고 독서라는 세계에 발을 들게 만들어줄 것인지, 아닌지. 사실 전자는 매우 힘들다. 내가 책을 처음 접하기 시작한 건 어렸을 적 어머니께서 매주 책을 대여해주는 프로그램을 신청했을 무렵인데, 그 당시 내 주변엔 놀거리가 거의 없었다. 티브이도 지겹고, 밖에 나가 노는 것도 내 스타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눈 앞에 보이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말을 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바로 환경을 마련해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권장도서는 늘 시시각각 바뀌기 때문에 이곳에 따로 첨부하진 않았다. 검색만 해도 잘 나오는 편이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라면 그 정도의 정보력은 갖고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혹여나 도움이 필요하다면 댓글, 방명록으로 연락을 취해도 좋다. 이 페이지 어딘가엔 내 메일주소도 있다. 장난만 아니라면 무엇이든 다 환영이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라면 기꺼이 도울 수 있으니까.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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