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활동/초등학생 글쓰기와 독서논술

초등학교 글쓰기 저학년 (1,2,3학년) 일기쓰는 요령

by 차시진 2019. 5. 21.
반응형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아이의 언어실력이 늘어나며 어휘력이 상승하고, 독해력이 올라가면서 계단식으로 쓰기 능력까지 올라가지요. 그렇습니다. 쓰기는 가장 최후의 단계입니다.

가장 마지막이라 강조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쓰기는 처음부터 잘할 수 없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오늘 살펴볼 저학년 일기에 대해서 제가 글을 적는 이유는 단 한가지입니다. 조바심을 덜어내기 위해서!







​​1. 그림책밖에 안봐서 걱정이라고요?

대개 책 한권을 읽다보면 모르는 단어가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한 문장안에 뜻을 알 수없는 어휘가 등장하면 글이 읽히지 않지요. 그래서 그림은 중요한겁니다.

1,2학년은 주로 그림이 가득한 책을 골라주세요. 옆에서 지켜보지 않더라도 책 자체에서 힌트를 얻는 방법을 깨닫게 될 겁니다. 물론 시행착오는 있겠지요. 먼저 물어올겁니다. "지게가 뭐야?" 라고요. 그때 별 다른 설명을 해줄 필요는 없습니다. 손가락으로 툭, 그림을 가리키면 되지요.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읽어야 하는데 상상할 수 없어서 묻는 겁니다.

조금만 도와주고 스스로 찾아가는 방법을 익혀주세요. 만화라고 모두 나쁜 게 아니랍니다.




​​​2. 아이가 무얼 써야할지 모르겠대요.

당연하죠. 글을 써본적이 없을테니까요. 제가 지도한 아이들 대부분이 "모르겠어요."를 입에 달고 살았답니다.

일기가 글이라는 사실도 모를테고, 낙서도 일기가 될 수 있다는 유연함도 부족할 겁니다. 단순하게 "네가 쓰고싶은 거 쓰면 돼." 라고하면 더욱 혼란에 빠질겁니다. 대부분 그 나이의 아이들은 "그런 거 없어요."라고 대답하니까요. 아마 일기를 쓰기 어려워하지 않는 학생들은 저런 대화조차 나눈 적 없을 겁니다.

일단 다른 질문을 해서 대답을 뱉어내도록 유도하세요. "오늘 학교에서 뭐 했어?" 보다는 "오늘 학교에서 가장 기쁜 일이 뭐였어?" 처럼 폭을 좁혀주세요. 학교에서는 무수히 많은 일이 있거니와 감정에 관한 일이나 친구에 관한 사적인 일들이 더 기억에 남아있을 겁니다.

질문의 종류는 많습니다. 감정의 종류가 많은 것처럼요. 슬픈 일, 화나는 일, 재미있었던 일을 물어도 좋고, 친구에게 해주고 싶었던 일, 실수했던 일, 칭찬받은 일 등을 물어도 좋습니다. 무언가를 넣어주려하지말고 아이의 속안에 있는 무언가를 끄집어 낼 질문을 해주세요. 차분히 생각을 정리할 시간도 충분히 주어야 하고요. 그리고 그런 일들을 적게하면 됩니다.

끝으론 별 거라니라는 뉘앙스로 말해주세요. "그거 한 번 적어볼까?" 라고요.




​​​3. 일기는 자유로울까, 형식이 있을까?

일기는 글이지요. 즉 모든 글이 그렇듯 주제가 있어야 하고 일관성이 유지되어야 합니다. 어떤 글이든 문서화를 통해 의미를 가지고 다시 읽히며 깊이가 더해집니다. 쓸 때의 감정, 읽을 때의 감정 모두 다 다르니까요.

그런데, 1,2학년의 아이들이 이 말을 알까요? 이 부분은 지도하는 사람들만 일단 염두에 두면 됩니다. 우리는 방향성을 가지고 아이들이 잘 나아가는지 지켜보는 존재이니까요. 부모이든 누구든 말이죠.

처음엔 무슨 말을 쓰든 칭찬해주세요. 그리고 보여주지 않고싶어하면 보려고 하지 마세요. (몰래 보시는 건 요령껏!) 썼다는 그 자체만 칭찬해주는 것도 충분합니다.

검열은 훗날 스스로 하게 될 거에요.




​​4. 저학년은 저학년 답게

원칙이 있다면 무시하세요. 천번을 설명해도 모르는 아이가 있고, 한 번만 설명해도 잘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부터 원칙을 생각하지 않고 일기쓰는 방법을 살펴볼겁니다.

반드시 매일 쓰지 않아도 됩니다. 매일 스페셜 한가요? 매일 쓰고싶은 게 넘쳐나나요? 어른들도 그렇지 않은데, 아이들이라고 다를까요? 굳이 매일 쓰지 않아도 됩니다. 강박증을 버리세요.

육하원칙에 맞추지 않아도 됩니다. 앞서 제가 썼던 글중에 육하원칙에 맞는지 살펴보라는 글도 있었습니다. 유도하는 방법일 뿐이에요. 특히 저학년에게 "왜" "어떻게"를 요구하는 건 너무나 가혹합니다. 일단은 명명백백히 있었던 일을 적어놓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일기엔 사사로운 감정이 들어가게 될 겁니다. 관찰일지가 아니랍니다.

문장이 훌륭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히려 짧은 문장이 힘있는 경우도 많아요. 완벽한 문장이 아니어도 고치면 됩니다. 그 나이에 많이 틀려봐야 올바르게 잡아갈 수 있습니다. 틀린 건 잘못된 게 아닙니다. 아시죠? 일단 질문해서 유도하세요. 방금 뱉은 단어를 쓰게하세요. 한문장씩 덧붙여 나가는 겁니다. 나중엔 그 문장을 잇는 방법도 알게되겠죠. 아, 먼 훗날입니다.

냉정하게 초4를 넘어가기 시작해야 그나마 읽을만한 글이 나옵니다. 저학년엔 놀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하세요. 무엇보다 그 시기엔 뭔가를 '만드는'시기가 아니라 '입력하는'시기입니다. 다양한 글을 읽어주고 설명해주고, 읽고 싶은 책을 직접 고르게하세요.


​​

글 시작에서 밝혔듯, ​조바심을 덜어내기위한 내용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스킬은 초 저학년이 아닌 다른 글에서 서술하고싶었거든요. 많이 읽히고 많이 보여주고 많이 질문해주고 대답해주면서 익혀나가면 됩니다. 그 시기엔 일기를 쓰는 것보다는 어휘력을 바탕으로 깔아주세요. 맞춤법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 취미 등등 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어렵지 않지요? 자연스레 책을 노출시켜주세요. 꼭.



​​글 | 차시진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공감과 구독은 힘이됩니다♥️

반응형

댓글